20161016

파란 포스터를 만들던 날



나는 포스터라는 매체를 비평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포스터 안에서 혹은 옆에서 포스터를 바라보았기 때문일까? 포스터는 나에게 운동장이고, 창문이고, 드물게 휴식이고, 여행지다. 포스터를 만들고 있자면 순수한 재미를 느꼈고, 자유를 느꼈으며, 세상과의 단절을 느꼈다. 그것이 만들어지고 나면 나는 흡사 부모가 같았고, 다시 연결을 느꼈고, 높아지기 위해 반성했다.  

   포스터를 만드는 일을 나는 일이 가진 문제점 혹은 복잡한 상황들을 포스터로 정리 또는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한편, 동시에 나의 예술적 성취도 이루어 내려 노력한다. 노력은 가끔 서로 부딪히기도 하지만 양쪽 모두에서 성과가 있을 나는 가장 행복하다. 요컨대 내가 맡은 각각의 일은 분리되어있지만 내가 만든 포스터들을 시간순으로 모아 놓고 보면 나의 성장일기를 읽어낼 있다.

   이렇듯 나는 포스터와 함께 생활하고 있으므로 포스터가 딛고 있는 땅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 포스터는 항상 주어진 상황에 취하는 나의 자세였기에 포스터라는 매체가 처한 상황이 변하면 그에 맞는 포스터를 만들면 일이다. 일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이런저런 생각으로 나는 이번 포스터를 만들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것을 한번 쓰다듬어보고 싶은 마음으로 나와 나의 포스터를 기념해 보았다.

- GRAPHIC주관의 On Posters전에 출품 -